[백남준] 무용가 김현자와 함께 퍼포먼스 도올이 쓴 현장기
<백남준과 같이 공연한 무용가 김현자는 백남준 그날 공연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 백남준 선생님은 도대체 무대 위에서 뭘 잘 보여야겠다는 생각이 조금도 없으신 분 같더군요. 전 무척 당황스러웠지만 세상에 저런 '해탈인'도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여튼 황홀한 무대였지요. 유감없어요>
<김현자 선생의 춤이 어땧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너무 무대 위에서 따로 논하고 비난하는데> <여기에 대한 백남준의 말 : 왜 예술이란 게 꼭 같이 놀아야 합니까? 김선생님 춤이 정말 좋던데요. 나이도 좀 드신 분인데 몸매가 정말 멋있더군요. 참 잘 수시던데요. 전 아무런 문제가 없었어요. 아주 좋았어요>
------------>
[글 도올 백남준과 무용가 김현자의 퍼포먼스 처음 보고 쓴 현장기] 장소 지금의 아르코(당시 문예대극장 공연장) 참으로 보기 드문 인파가 몰려 들었다. 인파의 양보다 관객의 질이 높았다. 한국의 유명문화인사는 거의 다 왔다. 모두가 사기 당했다는 느낌을 가지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 언제: 1991년 8월 1일 // 김경희 기자(당대 가장 유명한 한국일보 문화부 기자)가 표현한 나의 반응의 전체적 맥락은 이러하다. 이날 공연내용은 처음에 공중에 얼음덩어리들이 매달려 있는 돋아진 좁은 연단 위에서 김현자선생(“춤은 살아있는 미술이고 조각이며, 건축” -1985 김현자 / 춤은 예술의 마지막 단계)이 춤을 추었는데 이 춤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좋았다고 생각했고 탁월한 수작이라는데 대강 이의가 없는 것 같다. 그 다음에는 백 선생이 비디오 아트라는 것이 뭣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여러 다른 각도로 동시에 나타나게 되어있는 작은 비디오 화면 조각들의 집합인 무대 뒤 대형화면위에 자신의 즉각적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작은 비디오 촬영기로 피아노 건반 위를 훑기도 하고 자신의 이(치아)나 목 그리고 머리털을 비춰 주기도 하고(...) 대형화면에 수 없는 이가 여러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은 좀 기묘한 느낌을 주었고, 과연 비디오아트라는 것이 무엇이냐? 어떻게 응용될 수 있냐? 에 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매우 구체적 이미지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다음에 다시 김현자선생이 나와 춤을 추었고 그리고 나중엔 백 선생이 나와 피아노에다가 못을 박기도 하고 그러다간 한 손가락으로 건반을 때리고 또 허공을 휘감아 허공에다 퉁 때리고 또다시 건반을 뚱 때리고 하는 중에, 김현자선생은 얼떨떨하게 춤을 추어야만 했고 그러다간 공연이 한 시간만에 끝났다. 왜 한 시간만에 끝냈냐는 누구의 질문에 白남준 왈: “뭘 그렇게 지루한 걸 오래 해. 빨리 끝내는 게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