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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30대 (1962-71)

[백남준] 뉴욕 빈민가, 서울 산동네(빈민가)보다 더 가난하다

<백남준 왈 뉴욕의 빈민가가 서울의 빈민가(산동네)보다 더 가난하다>

[도올 질문과 남준의 대답 1992년 이야기] // 질문: 한국에서 와서 가장 형편없는 동네를 가봤냐? // 대답: 누나 차가 있어 그 운전기사에게 서울에서 가장 못사는 동네를 데려다 달라고 했다. 빈민자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알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아무리 달동네를 뒤집고 다녀 봐도 뉴욕의 슬럼 수준은 아니었다. 아주 처절하게 가슴에 와 닿는 그런 희망이 없을 정도로 비참한 수준은 없었다. 물론 개선할 점은 많겠지만 너무 비관할 수준은 아니다.

촌평: 실제로 뉴욕의 중심가 맨해튼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교외로 나가면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한 환경에서 사는 흑인촌이 많다. 한국보다 훨씬 못한 것이다 미국은 사실 부자나라지만 그만큼 빈부 차가 심한 것이다.

 

[도올 질문과 남준의 대답 1992년 이야기] 질문: 왜 뉴욕에 사냐?

대답: 예술가에게는 실상 별이라는 게 없다. 너무 주관적인 거래라서 계급장을 붙여주는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뉴욕만이 별을 달아준다. 그러니까 예술가로서 별 달고 싶으면 뉴욕에 살아야 한다. 예술에는 정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유가 있다. 비디오나 영상관계 컴퓨터가 뉴욕에 제일 싸다. 제작비가 유럽의 10분의 1 밖에는 들지 않는다. 14년 전에 장만한 허름한 집에서 계속 살고 있다.

 

[도올 질문과 남준의 대답 1992년 이야기] 질문: 컴퓨터에 대한 생각은?

대답: 컴퓨터는 가장 쓸데없는 물건이다. 그런데 이왕 샀으니까 아트나 해보자 (그의 유머죠) [...] 그 질문을 들으니까 난 이런 질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즉 앞으로 인류사회에서 아티스트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묻는 것 같다. 여태까지 생산의 잉여를 처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쟁이었다. 자본주의는 전쟁이 없이는 유지될 수 없는 체제다. 그런데 지금은 전쟁을 하기 힘든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예술가는 무엇을 해야 하나 그나마 대안은 폭력적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 소비를 조장하는 수밖에 없다. 인간의 소비욕을 돋구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예술가의 임무는 어떻게 필요 없는 소비를 창안하느냐 하는 것이다<그의 독특한 유머> 결론으로 전쟁보다는 소비가 낫다는 뜻이겠죠

[추신] 이제 사람들은 웬만한 것은 다 가지고 있다. 실제로 더 살 것이 없다. 그래서 자본주의가 발견한 생각이 상품을 일부러 몇 년에 고장 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집에 오래 전에 산 부엌에 형광등을 10년이 넘어도 고장 나지 않는데 요즘에 산 형광등은 1년 지나면 꼭 고장이 난다. 소비를 조장하지 않으면 자본주의는 위기가 올 수 있기에 그런 아이디어가 나오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