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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70대 (2002-2006)

[백남준] 마지막 인터뷰 "나 내 자서전 영어로 쓰고 싶어"

<백남준 왈, 나 내 자서전 영어로 쓰고 싶어 -2015(?)> // [백남준 마지막 인터뷰_2004.10.06] ''한국사람들 솔직해", "책 하나 쓰고 싶어. 내 자서전. 영어로 쓸 거야", 뉴욕이 왜 좋아요? "더러우니까 좋지. 범죄가 많고", "여러분, 일 많이 하고 잘 노세요"(백남준 유언) 백남준, 같은 과에 속하는 김대중 대통령을 칭찬하다 그런데 당시 인터뷰를 진행한 조선일보 기자가 그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고 살짝 지워버리다)

- 지금 무엇이 제일 하고 싶으세요? ", 연애."

- 연애 많이 하셨잖아요. "아직 부족해."

- 선생님 보고 다 천재라는데요. "나 천재 아니에요. 괜한 말이야."

- 미술사에 남을 위대한 예술가시잖아요. "남긴 남을 거야."

- 어떤 예술가로요? "미디어 아티스트."

- 그냥 그렇게만 기억되면 섭섭하지 않으시겠어? "그럼 어떡해."

-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어때요? "관계없어요. 난 내 일만 하면 돼."

- 연애 말고 예술 쪽에서 뭔가 하고 싶은 건 없으세요? "책 하나 쓰고 싶어. 내 자서전. 영어로 쓸 거야."

- 제목은요? "스크루타브루 오리엔타루(scrutable oriental). '알기 쉬운 동양인'이란 뜻이야. 다들 동양인 보고 '인 스크루타블(inscrutable)'하다고 하잖아.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 솔직하다고."

- 한국 사람들한테 하고 싶은 말 있으세요? "일 많이 하고 잘 놀라고."

- 노는 게 중요해요? "중요해."

- 어떻게 놀아요? "술 많이 먹으면 돼. 막걸리 먹으면 돼."

- 혹시 한국서 보고 싶은 사람 있으세요? "작은 누이(누나). 백영득이. 못 본 지 오래 됐어. 다리가 아프대. 뼈다귀가 부러졌다고."

- 예술가는요? "박서보. 작품이 좋으니까. 젊은 여자들도 보고 싶어. 이경희(수필가)도 보고 싶어. 애국 유치원 같이 다녔어."[그는 또 한국 민주화에 기여한 김대중(전 대통령)도 훌륭하다고 했다.]

- 어떤 사람이 멋진 예술가예요? "글쎄. 요셉 보이스, 존 케이지."

- 한국 가서 하고 싶으신 일은요? "금강산 가고 싶어. 세 살 때 가족하고 갔었어. 제주도도 가고 싶어."

- 혹시 몸이 불편해 답답하지 않으세요? 물리 치료 열심히 안 받으신다는데. "내가 게을러요."

- 예술가가 손이 불편하면 신경질 나잖아요. "물론이지.

그래도 난 컵셉슈얼 아티스트(개념미술가)이니까 괜찮아. 머리 괜찮고 말 괜찮아.

답답한 것 없어요."(그는 요즘 주로 페인팅을 한다. 물감으로 캔버스에, 오래된 TV, 로봇에 그린다.)

- 뉴욕에 오신 지 40, ‘미스터 오웰발표하신 지 20년이네요. 세월 빨리 가지요? "그렇지. 할 수 없지."

- 뉴욕이 왜 좋아요? "더러우니까 좋지. 범죄가 많고."

- 그래서 뉴욕이 좋으시다고요? "예술이 그래야 되니까. 인생이 썩으면 예술이 돼. 사회가 썩으면 예술이 돼."

- 과거에 예술은 사기라 그러셨잖아요. 이번엔 사회가 썩으면 예술이 된다’? "그렇지."

- 무슨 뜻이에요? "그런 뜻이야."

- 그럼 서울(한국)도 더 썩어야 예술가가 많이 나올까요? "그렇지. 서울도 부패했지. 그러니까 좋은 아트가 나올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