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경직성에서 벗어나는 것이 21세기의 살길 -백남준. 다양성 강조]
황필호 철학자 : 선생님이 보시기에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백남준 : 현재 한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21세기에 살아 남는 것이고, 살아 남으려면 하이테크의 무역을 해야 되는데, 한글을 가지고는 무역을 할 수 없어요. 그건 절대로 안됩니다. 그래서 내가 3~4년 전부터 한국에 올 때마다 이어령 장관부터 유명한 사람들한테 한글은 참 좋은 글이지만 이젠 안된다고 말해요. 마치 18세기의 맑스를 21세기에 써먹을 수 없듯이, 15세기 세종 때 만든 한글을 가지고 이제 어떻게 살아요? 그래도 아무런 반응이 없지요. 한국인들 다른 건 다 잘하는데 한글에 대해선 관념이 고정되어 있어요. 보다 열린 한글의 시대가 필요하다.
황 : 그럼 선생님은 동양사상과 서양사상사이에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믿습니까?
백 : 난 점진적인 차이(gradual change)는 있어도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고 믿어요. 왜냐하면 서양사상의 두 줄기는 희랍사상과 히브리 사상인데, 히브리 사상은 동양사상과 꼭 같거든요. 그래서 이스라엘인들은 나더러 동양의 이스라엘인이라고 해요. 이 쪽에 사는 동양인과 저 쪽에 사는 동양인이란 뜻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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